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쀼의 문화 생활

[기록의 소중함] 미친 감독의 귀환, '킬링 로맨스' 스포를 저지르기 전 '남자사용설명서'부터 돌아봅니다.

by 모두까기쀼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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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대한민국에서

b급 영화를 가장 잘 만들고,

미친 듯이 만드는

광기 어린 감독이

돌아왔습니다.

그 이름하여

이. 원. 석

 

 

제가 정말 좋아하는데요,

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사람이 사람 좋은 거야

나랑 코드가 맞기 때문이고,

게다가 관객이 영화감독을 좋아할 이유가

영화를 재밌게,

잘 만든다는 사실 외에

얼마나 있겠습니까.

이번 영화 '킬링 로맨스' 역시,

실망시키지 않더라고요.

호불호가

정~말 많이 갈린다고 해서

걱정하며 극장에 들어갔다가

굉장히 만족스럽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의 역작,

'남자사용설명서'

따라갈 수 없죠.

이 명작에 평점 7.06이라... 열받네요.

 

 

'남자사용설명서'

이원석 감독이

관객들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제대로 박아버린 영화거든요.

 

첫 영화부터 이렇게

인상적이기 쉽지 않지만

그는 해냈습니다.

자꾸 감독 찬양을 하게 되는데

그가 얼마나 보는 눈이 좋냐면요.

때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오정세라는

아는 사람만

미친 듯이 사랑한다는

무명과 조연 사이의 배우를

당당히 주연에 올린

겁 없는 이가 바로

이원석 감독이었습니다.

 

 

게다가

영화 쪽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코믹 연기가 물이 올랐던

배우 '이시영'까지,

데뷔작부터

큰 욕심부리지 않으면서도

캐스팅 정말 알찼더라고요.

(물론 캐스팅엔

여러 요소가 작용했겠지만

그것까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땐 정말 개봉하는

온갖 영화를 다 보러 갈 때라

사전 정보도 없이

표를 예매하고 들어갔는데요,

정말 미친 영화를 만나게 됩니다.

어떤 영화냐면요,

 

 


<줄거리>

한 광고 회사의

조감독을 맡고 있는 보나(이시영)는

예쁜 후배에게 밀리고,

선배들에게 치이며

제대로 된 입봉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 가판대에서

남자사용설명서를 만나게 되는데요.

테이프 속 닥터 스왈스키(박영규)의

가르침 대로 했더니,

남자들을 손쉽게

다룰 수 있게 됩니다.

당연히 일도 술술 풀리죠.

특히 까다로운 한류 스타

이승재(오정세)의 마음까지

사로잡게 되는 것은 물론,

그와 사랑에 빠지면서

보나는 남자사용설명서의 덕을

제대로 보게 됩니다.

'산다는 게 이리도 쉽고

아름다운 일이었나?'

설명서 덕분에

이전과는 180도 다른

인생을 살게 된 보나.

일도, 사랑도 모두 거머쥐지만,

남자사용설명서의 존재를

승재에게 들키면서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데요.

 


 

처음엔 혼란스러웠습니다.

범인은 감히 상상하지 못할

과장된 연출부터,

 

이분이 닥터 스왈스키...
스왈스키의 병맛을 뛰어넘는 두 조수.

병맛 연출은

코웃음치게 만드는

스토리 전개,

감히 상상도 안 가는

말도 안 되는 대사와 연기까지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너 오지훈(이승재의 라이벌)이랑 잤지?

잤어?? 잤냐고?? 잤지!!? 잤찌! 잣찌~~!"

어딜 봐도 톱스타라고 볼 수 없는

톱스타 남자 주인공이 정말

매 컷 매 순간 이런

찌질한 대사를 남발합니다.

 

근데 말이죠.

보다 보면 슬슬

그 병맛을 즐기게 돼요.

보나의 고달픈 일상엔

내가 겹쳐 보이고요,

승재의 찌질함은

어느덧 사랑스러움으로

다가옵니다.

다음 장면에선 또

얼마나 말도 안 되는

미친 전개가 이어질까

상상하게 돼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되고,

그 이상을 보고 있노라면

쾌감마저 느껴집니다.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보나의 성장기와

보나와 승재의 러브스토리는

당연히 응원할 수밖에 없고요,

우울한 날 보고 있노라면

막연한 내 인생도

보나처럼 자신의 방법을 찾아

극복하면 되지

뭐 이런 희망도 갖게 돼요.

그냥 이 영화를

한 마디로 말하면

너~무 사랑스러워요.

서사의 구멍은

배우들이 미친 연기력으로

다 납득시킵니다.

두 주인공의 티키타카마저

정말 미쳤거든요.

이 정도면

'남자사용설명서'

잘 만든

영화 아닌가요.

당연히 cf 감독으로서

그가 선보이는 과감하고

감각적인 연출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거예요.

레트로한 색감과

뮤지컬 영화를 연상시키는

연출까지,

여러모로 눈이 즐거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서 코믹 연출의

제일로 꼽히는 감독이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아닐까 싶은데요.

감히 대항마가 있다면 전,

이원석 감독이라고

단언할 수 있어요.

'킬링 로맨스'까지 보고 온

사람으로서,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추천 : 우울한 일상, 환기 시키고 싶은 분

아무 생각 없이 미친 듯이 웃고 싶은 분

눈이 즐겁고 싶은 분

b급 영화를 사랑하는 분

비추천 :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

현실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분

뮤지컬 장르 선호하지 않는 분

​평가 : 별 세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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